레인지로버 스포츠 일렉트릭 공개: PHEV보다 61% 단단·550PS로 V8급 가속 낸 첫 순수전기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20년 넘는 역사에서 처음으로 엔진 없는 버전을 내놨다. 그런데 레인지로버가 이번 발표에서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주행거리가 아니라 “더 단단하고, 더 낮고, 더 빠르게 반응한다”는 것이었다.

2026년 9월 30일(현지 시각) 공개된 레인지로버 스포츠 일렉트릭은 같은 차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보다 차체 강성이 61% 높고, 무게중심은 73mm 낮다. 최고출력 550PS 버전은 V8 엔진을 얹은 P540과 같은 가속 성능을 낸다는 것이 제조사 설명이다.

무엇이 공개됐나 —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첫 순수전기

이 차는 레인지로버 스포츠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이다. 먼저 나온 레인지로버 일렉트릭과 함께 병행 개발됐고, 전동화 대응 플랫폼인 MLA-Flex 위에 올라간다.

생산지는 영국 솔리헐 공장이다. 눈여겨볼 점은 전용 공장이 아니라 PHEV·가솔린·디젤 모델과 같은 생산 라인에서 만든다는 것이다. 순수전기 모델이 기존 라인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옆에 하나의 선택지로 추가되는 셈이다.

트림은 다이내믹 SE, 다이내믹 HSE, 오토바이오그래피, 퍼스트 에디션 네 가지로 나뉘며, 발표와 함께 주문 접수가 시작됐다. 퍼스트 에디션은 자다르 그레이 색상에 새틴 랩, 검은색 루프, 22인치 휠을 조합했다.

놀라운 포인트 — 숫자가 말하는 ‘달리는 SUV’

전기 SUV 발표는 보통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로 시작한다. 이번에는 순서가 반대였다. 레인지로버는 섀시와 반응 속도를 앞에 내세웠다.

  • PHEV보다 61% 단단한 차체: 제조사는 차체 구조 강성이 PHEV 모델보다 61% 높다고 밝혔다. 무게중심도 73mm 낮다.
  • 850Nm, 역대 레인지로버 스포츠 최대 토크: 260kW 모터 두 개가 최고출력 550PS, 최대토크 850Nm를 낸다. 제조사는 이를 레인지로버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토크라고 밝혔다.
  • V8과 같은 가속: 다이내믹 론치 모드를 쓰면 0→60mph(약 97km/h)를 4.3초에 끊는다. V8을 얹은 P540과 같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 레인지로버 일렉트릭보다 50% 빠른 토크 반응: 같은 집안의 큰형보다 토크가 차오르는 속도가 50% 빠르게 조율됐다.

이를 받쳐 주는 장비도 촘촘하다. 전자식 액티브 롤 컨트롤(eARC)은 차축마다 최대 1,400Nm의 힘을 걸어 차체 기울어짐을 잡고, 어댑티브 다이내믹스는 100가지 변수를 초당 500번 확인해 코너링·제동 때 차체 움직임을 다듬는다. 트윈 밸브 댐퍼와 사륜 조향도 들어간다. 다만 eARC와 사륜 조향을 묶은 패키지는 550PS 모델에 기본이고, 450PS 모델에는 선택 사양이다.

마지막 시험 무대는 이탈리아 카라라의 대리석 채석장이었다. 반들반들한 대리석부터 고운 대리석 가루가 두껍게 깔린 길까지, 최대 45도 경사를 오르내렸다. 좁은 헤어핀에서는 사륜 조향 덕에 후진 없이 한 번에 돌아 나갔다고 한다. 도강 깊이는 최대 900mm로, 오프로드 능력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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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 제원 체크리스트

아래는 2026년 9월 30일 JLR 공식 미디어 사이트에 올라온 발표 내용만 정리한 것이다. 가격과 국내 출시 일정은 발표에 없다.

  • 파워트레인: 260kW 전기모터 2개, 최고출력 최대 550PS(450PS 모델도 있음), 최대토크 850Nm
  • 가속: 0→60mph 4.3초(다이내믹 론치 모드, 550PS 기준)
  • 배터리: 118.5kWh 리튬이온, 고강도 알루미늄 케이스
  • 전기 시스템: 800V 아키텍처, 분할 충전(split-charging) 지원
  • 주행거리: WLTP 최대 609km(378마일), 실주행 기준 최대 333마일(제조사 표준 경로 기준)
  • 급속충전: 10분에 최대 220km 주행분 추가, 10→80% 약 22분
  • 차체: PHEV 대비 강성 61% 향상, 무게중심 73mm 낮음
  • 오프로드: 도강 깊이 최대 900mm, 45도 경사 등판
  • 공력: 전용 그릴·휠 디자인으로 고속도로 주행 시 최대 10마일(약 16km) 추가 주행
  • 배터리 보증: 8년 또는 10만 마일(약 16만km), 시장별로 다를 수 있음
  • 생산: 영국 솔리헐, PHEV·가솔린·디젤과 같은 라인
  • 가격·국내 출시: 미공개

한국 독자에게 의미는?

국내에서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디젤·하이브리드로 타는 고급 SUV’라는 인상이 강하다. 이번 전기 모델이 흥미로운 이유는 친환경이라서가 아니라, 전기 구동을 더 잘 달리기 위한 도구로 쓰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더 낮은 무게중심과 더 빠른 토크 반응을 운전 재미로 연결하겠다는 것이 발표의 요지다.

비슷한 고민을 한 경쟁 모델로는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이 있다. 같은 JLR 가족이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간 디펜더 울프 시리즈 II와 비교해 보면, 영국 브랜드가 ‘단단함’을 어떻게 다르게 해석하는지도 보인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배터리 관리 방식이다. 차마다 ‘배터리 디지털 트윈’을 두고 무선 업데이트(OTA)로 상태를 미리 관리한다고 밝혔는데, 고가 전기 SUV의 중고 가치와 배터리 신뢰도가 걱정인 국내 소비자에게는 의미 있는 대목이다.

FAQ — 국내 출시·가격·충전

Q. 한국에 출시되나? 가격은?
A. 이번 공식 발표에는 국내 출시 일정과 가격이 없다. 주문 접수 개시는 JLR 글로벌 발표 내용이며, 한국 일정은 따로 나오지 않았다.

Q. 609km는 실제로 달릴 수 있는 거리인가?
A. 609km는 유럽 WLTP 인증 방식 기준 수치다. 제조사는 별도로 실주행 기준 최대 333마일을 제시했지만, 운전 습관·기온·휠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명시했다. 국내 환경부 인증 수치는 아직 없다.

Q. 정말 V8만큼 빠른가?
A. 제조사 발표 기준으로 550PS 모델이 다이내믹 론치 모드에서 0→60mph 4.3초를 기록해, V8을 얹은 P540과 같은 수준이라고 했다. 450PS 모델의 가속 수치는 이번 발표에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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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LR 미디어 「Range Rover Sport Electric: Tuned for Visceral Dynamism」(2026년 9월 30일). 수치는 모두 제조사 발표 기준이며 시장별 사양은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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